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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에서 일하는..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개발한 엔진니어 만나보니...

Chevrolet
2020-09-03 09:52:26
쉐보레 2021 올 뉴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2021 올 뉴 트레일블레이저

[부평=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미국 시장에서 소형 SUV 3대 중 1대는 쉐보레 브랜드다. 트랙스(Trax)와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가 선전한 때문이다.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전량 생산돼 수출되는데, 올해들어 상반기에만 미국 시장에서 총 5만7410대가 팔렸다.

이 시장에는 현대차 코나, 기아차 셀토스를 비롯해, 혼다 HR-V, 지프 레니게이드, 토요타 C-HR, 마쓰다 CX-30, 뷰익 앙코르, 미쓰비시 아웃랜더 스포츠, 피아트 500X 등 내로라는 경쟁차들이 즐비하다.

특히, 소형 SUV로서 차별화된 사륜구동시스템과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 등이 적용된 트레일블레이저는 퍼포먼스 등 성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인 엔지니어가 기획·설계를 주도한 끝에 개발을 완료했다는 전언이다. 사실상 한국인 엔지니어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는 얘기다.

■ 화려하지 않은..음지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amp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이창대 부장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이창대 부장

바로 그 주인공은 한국지엠 섀시(Chassis), 서멀(Thermal) 글로벌 차량 시스템 담당 엔지니어 이창대 부장과 홍임택 차장, 드라이브 라인 서영민 차장, 섀시 설계 타이어 엔지니어링 담당 박동섭 차장 등 4명이 꼽힌다. 이들을 직접 만나 봤다.

지난달 28일 오전 10시30분.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엔지니어링센터. 이곳은 공장 출입에서부터 엔지니어링센터를 드나드는 과정에서 철저한 보안이 요구됐다. 여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에서부터 체온 검사 등 보건 관리도 돋보였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엔지니어링 과정을 기획 총괄한 이창대 부장은 트레일블레이저의 퍼포먼스 등 시장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섀시, 서멀, 드라이브라인 타이어 설계 등 심층적 기획을 통해 차별화된 엔지니어링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이 부장은 “우리는 ‘음지(陰地)’에서 일하는 팀이다”며 “익스테리어나 인테리어 (등 디자인과) 부품, 엔진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엔진이 숨을 쉬기 위해서는 공기가 흡입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품과 배기시스템, 연료시스템의 적절한 세팅이 이뤄져야만 한다. 또 엔진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동력계, 드라이브라인을 살펴야 하고, 엔진을 지지하기 위한 마운팅 과정도 설계해야 한다. 코너링에서의 조향시스템을 비롯해 드라이브라인 설계에서는 휠과 타이어도 손본다.

엔진에 명령을 주는 시프트 리브, 바디 지지를 위한 스트럭처,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한 쿨링시스템 등 섀시·서멀도 이들이 맡는다. 운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건 아니지만, 운전자들의 마음을 즐겁게 만드는 역할을 이들이 소화한다.

■ 버튼만으로 AWD, FWD 자유로운 전환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amp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홍임택 차장 서영민 차장 박동섭 차장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홍임택 차장, 서영민 차장, 박동섭 차장)

홍임택 차장은 “트레일블레이저는 사륜구동 시스템(AWD)이 적용됐는데, 버튼 타입으로 차별화 했다”고 설명한다. 디스커넥티드 타입(Disconnected Type)의 AWD 시스템을 채용했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펀-투-드라이빙을 원할 때에는 버튼만으로 FWD(프론트 휠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다, 산악이나 험로에서는 소형 SUV 모델로서 사륜구동(AWD) 모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된 이 같은 사륜구동시스템은 CO2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는데다, 연비 측면에서도 경제성을 더한다는 게 홍 차장의 설명이다.

드라이브라인 설계팀의 서영민 차장은 트레일블레이저의 AWD 개발을 담당했다. 사륜구동시스템이 기본 베이스이지만, FWD 모드 선택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amp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서영민 차장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서영민 차장

서 차장은 “트레일블레이저는 소비자(운전자)가 (구동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고속도로나 드라이한 일반도로 등에서는 굳이 AWD를 작통할 필요가 없는데, 이런 때에는 센터 터널에 위치한 버튼 만으로 FWD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서 차장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시장에서 경쟁하는 사륜구동방식이 적용된 소형 SUV는 상시로 구동계가 회전해야만 하는 방식이다”며 “그러나 트레일블레이저는 AWD와 FWD를 도로의 상황에 맞도록 전환할 수 있어 회전으로 인한 손실을 저감시킬 수 있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엔지니어링팀을 이끈 이창대 부장은 “트레일블레이저 개발 과정에서는 GM 미국 본사와의 긴밀한 글로벌 협업이 이뤄졌다”며 “미국(GM)은 주로 중대형차를 설계해 왔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여서 사실상 우리 팀이 개발을 주도했다”고 자부했다. 결국 한국인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이 처럼 설계 단계에서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GM의 첨단 설계 프로세스인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술이 적용된 것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 적용으로 차별화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amp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박동섭 차장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박동섭 차장

섀시 설계와 함께 타이어 엔지니어링을 맡은 박동섭 차장은 트레일블레이저만의 차별화된 터레인 타이어를 소개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고속 주행에 적합한 RS와 산악 등 험로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액티브(ACTIV) 트림으로 구분되는데,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는 액티브 모델에 적용한다.

박 차장은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는 소비자들에게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서는) 타이어 패턴이 어그레시브한(공격적인) 느낌을 준다”며 “주행 중 임팩트(충격)이 차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17인치 알로이 휠과 매칭을 이루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긴밀한 협업 과정을 거쳤는데, 노면의 트랙션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타이어 패턴 등 디자인과 컴파운드, 날렵함을 더하도록 사이드월의 경사각을 조율했다는 게 박 차장의 설명이다.

험로에도 적합한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는 60~70시리즈 수준의 편평비를 통해 일반 도로에서의 승차감도 뛰어나도록 설계한 것도 주목된다.

터레인 타이어는 지프의 랭글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채용됐는데, 랭글러가 산악의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됐다면,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된 터레인 타이어는 험로뿐 아니라 일반 고속도로에서도 최고속도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엔지니어링 기획과 설계에 이르기까지 개발을 총괄 지휘한 이창대 부장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GM 미국 본사와 긴밀한 협업이 이뤄졌다”며 “그러면서도 우리 한국에서 엔지니어링을 주도해 개발을 완료했다는 점은 (엔지니어로서)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amp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박동섭 차장 이창대 부장 홍임택 차장 서영민 차장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박동섭 차장, 이창대 부장, 홍임택 차장, 서영민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