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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시속 90km, 얼음 호수에서 즐기는 드리프트..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이란 이런 것!

Audi
2024-02-09 00:20:30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무오니오(핀란드)=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사륜구동 시스템은 빗길이나 눈길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두 바퀴와는 달리 네 바퀴에 동력이 독립적으로 배분되는 만큼 슬립 현상은 줄이면서 동시에 그립감은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사륜구동 시스템은 와인딩 로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아우디가 지난 1980년 ‘아우디 80 스포츠 쿠페’ 모델부터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콰트로(quattro) 시스템은 사륜구동 시스템의 정석으로 꼽힌다. 전륜 구동을 베이스로 한 콰트로 시스템은 지금까지 44년간 아마추어 운전자에서부터 프로 레이서에 이르기까지 다루기 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급격한 핸들링에서 오버스티어 현상을 일으켜 운전자의 집중이 요구되는 후륜 구동 방식을 베이스로 한 메르세데스-벤츠 4MATIC이나 BMW xDrive, 제네시스 HTRAC AWD 등과는 기술적 측면에서 차별적이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오전 8시30분. 스웨덴 국경 핀란드 북서쪽에 위치한 무오니오(Muonio) 지역의 사르킬롬폴로(Sarkilompolo) 얼음 호수. 이곳은 1.251㎢ 면적으로 축구 경기장 약 170개 정도가 들어설 수 있는 넓은 규모다.

참고로, 무오니오는 북극 한계선으로부터 불과 200km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1~2월 한겨울엔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등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역이다. 낮은 짧고, 밤은 긴데, 대낮에도 맑은 해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만큼 인구도 불과 2300여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는 ‘아우디 프루빙 그라운드’로도 불린다. 아우디 브랜드가 지난 1982년부터 이곳에서 매년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펼쳐온 곳이다. 드넓은 호수에 소복히 쌓인 눈은 대략 70cm는 족히 넘어 보인다.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사르킬롬폴로 호수는 얼음 두께가 1.5m 정도여서 무게가 40톤에 달하는 탱크가 달려도 깨지지 않는다는 게 아우디 관계자의 귀띔이다. 겨울철 아이스 드라이빙을 체험하기엔 최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얼음 호수에는 운전자의 숙련도에 따라 레벨 1~4까지 단계별로 구분돼 코스가 설계된다. 20톤이 넘는 트랙커가 각 레벨에 따라 코스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쌓인 눈을 치워 다양한 드라이빙 코스로 만든다는 의미다. 코스는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을 제대로 맛볼 수 있도록 구불구불한 ‘스네이크(뱀) 코스’가 대부분인 점도 포인트다.

얼음 호수에는 300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부터 5.5km를 훌쩍 넘기는 장거리에 이르기까지 5~6개의 드라이빙 코스로 꾸려진다. 코스의 전체 길이는 대략 10km가 넘는 정도다.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시승차는 아우디의 고성능 왜건 RS 4 아반트(Avant)와 초고성능 전기차 RS e-tron GT가 투입됐다. 타이어는 국내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수십개의 징(스파이크)이 부착된 피렐리 브랜드의 겨울용 스터드 타이어가 탑재된 점도 눈길을 모은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핀란드에서는 스터드 타이어 장착이 제도화된 만큼 일상 생활에서도 보편화 됐다.

레이서 출신 얀 베커(Jan Becker, 57) 아우디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는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은 와인딩 로드에서 차체의 주행안정성이 탁월하다”며 “운전자의 조작이나 사용감, 또 운전자가 요구하는대로 차체가 민첩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안전 운전을 위한 최적의 사륜구동 시스템”이라고 자신했다.

먼저, 고성능 왜건 RS 4 아반트. 얼음 호수인 만큼 직진 코스에서의 출발 속도는 30~40km 수준을 유지한다. 속도가 느려보일 수 있겠지만, 얼음 위에서는 비교적 고속으로 느껴진다.

곧바로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빠르게 180도 돌리면서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풀로 밟게 되면 후면 뒷바퀴가 앞·측면으로 쭈욱 밀리면서 짜릿한 드리프트가 이어진다. 다시 코스는 직진 방향으로 이어지는데, 콰트로 시스템이 장착된 RS 4 아반트는 얼음 위에서도 직진 방향으로 정자세를 취한다.

아우디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아우디 RS 4 Avan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다시 풀스로틀로 시속 70km 수준으로 달리면, 곧바로 급격한 핸들링이 요구되는 ‘S’자 코스에 직면한다. 찰나의 브레이킹에 이어 풀 액셀러레이팅과 스티어링 휠 조작을 통해 드리프트가 이어지는 드라이빙이 연속된다.

또 직진과 함께 급격히 꺾이는 코스에서의 핸들링에서는 운전자의 시야는 반드시 멀리 바라봐야만 하는 운전 요령도 필수다. 주행 중 차체는 운전자의 시야 그대로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시야 거리가 짧고 좁을 수록 코스를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코스를 이탈하면, 차는 70cm 높이의 눈 속에 그대로 파묻힌다. 눈 속에 파묻힌 차량은 꼼짝달싹 못하는 정도여서, 무게가 20톤이 넘는 트랙커의 도움을 받아야만 빠져나올 수 있다.

베커 아우디 인스트럭터는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은 얼음 위에서의 고속 주행이나 급격한 핸들링 등 극한 상황에서도 차체의 밸런스를 유지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꼽았다.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기자는 그가 운전대를 잡은 택시 드라이빙을 통해 얼음 위에서도 시속 90km를 오르내리며,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서의 안정적인 주행법과 드리프트를 맛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베커 인스트럭터가 얼음 위에서 펼친 드리프팅은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짐카나의 전설’로 불려온 켄 블락(Ken Block)을 연상시키는 정도였다.

이번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 참여한 한국 고객 이대원 씨(53. 직장인)는 “자동차 마니아로서 이 같은 드라이빙 체험은 그야말로 평생 한 두번 해보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에 속했다”며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은 그야말로 놀라운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문정혁 씨(43. 직장인)는 “(제가) 아우디 고객은 아니지만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 이번 아이스 드라이빙에 참여하게 됐는데, 그야말로 짜릿함을 느꼈다”며 “얼음 호수 위에서도 극한의 드라이빙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아우디 만의 차별화된 드라이빙 프로그램, 이 같은 자동차 문화는 (현대차, 기아 등) 한국에서도 확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이어지는 아이스 드라이빙은 야간 주행. 29일(현지 시각) 오전 7시. 북극권 지역인 만큼 동이 트기 전 캄캄한 이곳 얼음 호수에서 6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발휘하는 초고성능 전기차 RS e-tron GT는 RS 4 아반트와는 또다른 드라이빙 맛을 제공했다.

야간 아이스 드라이빙에 투입된 RS e-tron GT는 초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로 오는 6월쯤 신형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으며, 앞쪽은 245mm, 뒷쪽은 285mm의 타이어가 장착됐다. 앞과 뒤의 편평비는 40~45시리즈로 세팅됐다. 달리기 성능에 비중을 둬 설계된 때문으로 판단된다.

정지선에서 풀스로틀로 출발하면, 등은 시트 뒷쪽으로 밀리면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폭발적인 가속감을 보인다. 얼음 위에서의 순간 가속력은 슬립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인 자세를 취한 점은 돋보이는 대목이다.

급하게 꺾이는 코스로 이어질 때는 아웃-인 코스로 접어들면서 순간적인 브레이킹과 함께 풀 액셀러레이팅으로 이어지는 운전법이 중요한 포인트다. 뒷바퀴가 옆으로 쭉 미끄러지면서 드리프팅이 지속되는 과정에서는 가속 페달과 스티어링 휠을 짧게짧게 연속적으로 조작해야 한다.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그래야만 직진 코스로 접어드는 그 순간 차량이 정자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자세는 정지 상태가 아니라 미끄러지는 과정에서의 짧은 찰나를 의미한다.

RS e-tron GT는 이 과정에서 가솔린 고성능 모델 RS 4 아반트가 보여준 것과는 달리 좀 더 묵직한 감각을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차체 반응은 운전자가 요구하는대로 맞춰준다. 아우디의 사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의 강점이다. 직진 코스에서의 펀치력은 남다르다. 얼음 위에서도 600마력 이상의 출력은 거침없는 퍼포먼스를 체험케 한다.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정유진 아우디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아우디는 콰트로 시스템이라는 독보적인 사륜구동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며 “아우디는 고객들이 아우디 만의 차별화된 콰트로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1982년부터 지금까지 42년간 매년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개최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레이스 트랙, 오프로드, 얼음 호수 위에서의 드리프팅 등 다양한 조건에서 전 세계적으로 연간 800여 회가 열린다. 연간 참여 인원은 1만 4500명 수준. 아우디는 앞으로도 이 같은 고객 프로그램을 매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