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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국산 디젤세단 퇴출됐는데, 여전히 투입하겠다는 벤츠..왜?

Mercedes-Benz
2023-07-31 11:40:10
더 뉴 E클래스 11세대
더 뉴 E클래스 (11세대)

[빈(오스트리아)=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친환경 전기차(EV)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내연기관차, 특히 디젤차(경유차)의 판매 정책에 대한 메르세데스-벤츠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다. 벤츠는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막대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에서다.

벤츠는 오는 2030년 쯤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디젤엔진과 가솔린엔진 등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탄화수소(CO)와 질소산화물(NOx) 등의 배출을 제로화하기 위한 글로벌 뱡향성에 따른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2025년 7월부터는 유럽의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7’이 도입된다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완성차 업체에서는 환경뿐 아니라 탄소 배출에 따른 부담금도 지불해야 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디젤차의 퇴출은 본격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신형 싼타페
신형 싼타페

현대차는 수십년간 대표적인 디젤 SUV로 불려온 싼타페의 디젤엔진 라인업을 아예 제외시켰다. 올해 안에 선보일 대형 SUV 팰리세이드도 마찬가지다. 디젤세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는 오는 2025년 쯤에는 디젤 SUV의 판매도 중단할 것으로 분석된다.

벤츠는 11세대 ‘더 뉴 E클래스’를 내놓으면서 전 라인업에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기본으로 얹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등 전동화 라인업을 강조한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디젤 엔진과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을 동시에 포함시켰다.

벤츠 E클래스는 1947년 1세대가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약 76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무려 1700만대 이상 판매된 럭셔리 비즈니스 세단이다. 그런만큼 ‘벤츠의 심장’으로도 불리는 중요한 모델이다.

벤츠 170 DS E클래스 1세대 19471955년
벤츠 170 DS (E클래스 1세대, 1947~1955년)

디젤세단은 벤츠가 지난 1952년, E클래스 1세대에 속하는 170 DS(W191)을 내놓으면서 SUV 등 다양한 파생 상품으로 확대되면서 인기를 모아왔다. 가솔린엔진 대비 효율성과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NOx 배출로 암을 유발시키거나, 미세먼지(PM)를 불러 일으키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초미세먼지 배출은 현재의 그 어떤 기술로도 막지 못하는 상태다.

그럼에도 벤츠가 E클래스 디젤세단을 고집하는 이유는 여전히 유럽시장과 한국시장에서는 디젤차가 유용하다는 판단을 내린 때문이다. ‘벤츠 브랜드의 2인자’로 꼽히는 브리타 제거(Britta Seeger) 벤츠 승용부문 마케팅&세일즈 총괄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데일리카 기자와 만나 E클래스 디젤세단의 한국시장 투입에 대한 견해를 내놔 주목을 받았다.

더 뉴 E클래스 11세대
더 뉴 E클래스 (11세대)

그는 “벤츠 브랜드는 전동화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 고객이 요구하는 한 모든 동력기관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시장에서 변화가 있다면 우리의 자체 결정이 아니라 시장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해 디젤세단을 출시하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전달했다.

벤츠가 이 처럼 디젤세단을 한국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면, BMW나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경쟁 브랜드 역시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이들 독일차 브랜드가 차지하는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80%를 훌쩍 넘기는 상황이어서 그 영향력은 막대하다.

국내 자동차 소비자 중 40~50대는 신차를 구매하는 데 있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관심이 높은 반면, 20대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디젤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환경성뿐 아니라 인체의 건강, 또 글로벌 시장의 자동차 트렌드에 맞춰 신차를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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