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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판매 꼴찌라고?” 국내 경제기여도는 GM이 1등!

GM
2023-03-10 12:58:30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수익성 확보와 수입차 브랜드로의 체질 개선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M 산하 쉐보레 브랜드는 지난 2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총 1117대를 파는 데 머물렀다. 쉐보레 브랜드의 내수판매는 현대차(제네시스), 기아, 쌍용차, 르노코리아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꼴찌였다.

사실상 GM은 그동안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에게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 사이에서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정통 아메리칸 수입차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면서 적잖은 변화가 예견된다.

GM은 특히 다양한 글로벌 차량을 국내에 선보이고, 국내에서 생산, 수출을 병행하는 등 국내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어 여타 수입차 브랜드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볼트 EUV GM 밀포드 프로빙 그라운드 MPG
볼트 EUV (GM 밀포드 프로빙 그라운드, MPG)

GM에게 내수 판매량은 대중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비춰진다. 수출량은 현대차·기아에 이어 부동의 2위를 기록할 만큼 국내 경제에 높은 기여도가 인정된다.

다만,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 라인업이 줄어들면서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같은 수입차 브랜드보다도 내수 판매량이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완성차에서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로 스탠스를 변경한 후 GM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수입차 브랜드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꽤나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국내 수입차 브랜드들을 압도하는 국내 경제 기여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정통 아메리칸 제품 라인업을 내세운 이후 작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선정한 월간 베스트셀링 브랜드 TOP 5에 수차례 이름을 올리며 수입차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 일자리 창출, 구매 등 국내 경제기여도 평점 높다

쉐보레 타호
쉐보레 타호

GM은 1만2000여명의 직원과 수십만명 이상의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책임지고 있는 국내 최대의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투자도 꾸준하다. GM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 수출을 시작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을 위해 창원공장에 9000억원, 부평공장에 2000억원 규모의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수익성 높은 글로벌 모델의 차질없는 생산과 판매를 위한 것으로, 여타 글로벌 수입 브랜드에선 볼 수 없는 규모의 투자다. 이를 통해 GM 한국사업장은 연간 50만대 규모의 생산역량을 확보하며, 국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는 말이 나온다. GM의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국내 부품업계와 지역사회에도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GM은 또 한국사업장에 3000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기술자를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법인을 운영, 글로벌 GM과 한국의 미래 자동차 산업 발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GM은 또 외국인 투자기업임에도 여타 수입차 브랜드와 다르게 국산차에 준하는 서비스망을 갖추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저변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 GM이 운영 중인 서비스 네트워크는 전국 400여개로 비슷한 포드·링컨·지프(Jeep) 등 미국 수입차 브랜드 대비 많게는 10배 이상의 규모다.

■ 수익성 높은 해외판매에 집중하는 GM

GMC 시에라 드날리 Sierra Denali
GMC, 시에라 드날리 (Sierra Denali)

시장 상황도 GM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정황이 엿보인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전보다 많이 퇴색된 분위기다. 금리 인상과 반도체 수급난으로 내수 판매량이 줄어들자, 자동차 회사들이 너도나도 수익성 높은 해외판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국내 완성차 5개사는 모두 전체 판매실적에서 해외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해외판매 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전체 실적에서 해외판매 비중이 각각 약 82.5%, 81.4%로 나타났다. 10대 중 8대가 해외에 판매되는 셈이다. GM(85.9%), 르노코리아(69%), 쌍용차(39.6%) 역시 지난해 해외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더 이상 내수 판매량이 자동차 회사 실적의 흥망을 판단하는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해외판매에 역량 집중하고 있는 GM에 순풍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22년 GM의 해외판매 비율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높다. GM 한국사업장은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은 새로운 글로벌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을 올 상반기부터 시작하며 수출 물량을 더욱 늘린다는 방침이다. 굳이 내수 판매량에 집착하지 않아도 해외시장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GM의 속뜻이다.

수출에 집중하는 동시에 GM은 다양한 글로벌 라인업을 국내에 도입해 글로벌 수입 브랜드로서의 위용을 갖추고 있다. 작년 타호를 출시하며 소형 SUV부터 풀사이즈 SUV까지 모두 갖춘 국내 유일한 브랜드가 된 GM은 지난 2월에는 국내 최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 GMC 시에라까지 들여오며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라는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다는 건 차별적이다.

GMC 허머 EV Hummer EV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 MPG
GMC 허머 EV (Hummer EV)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 MPG)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이 내수 판매량에 집착하지 않고 수익성 높은 수출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회사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택으로 판단된다”며 “내수 시장에서는 정통 아메리칸 제품라인업을 선보이며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생산지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판매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어 체면과 내실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됐다”라고 봤다.

글로벌 수입 브랜드로 대중의 시선을 바꿔놓은 GM의 변신이 과연 올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