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이보다 더 좋아질까? 부분변경 기대되는 고급 SUV ‘제네시스 GV80’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제네시스 GV80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서 선보인 첫 번째 SUV 모델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첫 번째 SUV로써 상징성이 높은만큼 제네시스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낸 외장 디자인과 럭셔리한 실내공간,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 특성이 돋보인다.

세계적인 명차로 손꼽히는 벤츠의 GLE, BMW X5 등과 경쟁하기 위해 4년의 개발기간이 투입됐으며, 2020년 시장에 처음 출시돼 현재 부분변경 및 쿠페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면을 보면 제네시스의 대표 디자인인 투라인(Two Line)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네시스 엠블럼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거대한 전면 크레스트 그릴과 양옆의 두줄 헤드램프가 멋스럽다.

도로위를 점령한 수많은 제네시스들로 인해 눈에 익을대로 익은 디자인이지만 차분히 요소 하나씩을 살펴보면 제네시스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측면은 후륜구동 기반 플랫폼을 채택한만큼 우아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넓은 면적의 프레스티지 디스턴스로 앞다리를 쭉 뻗은 듯한 형태를 연출했으며, 뒤쪽으로 갈수록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파라볼릭 캐릭터 라인이 차체 측면에 역동적인 속도감을 더한다.

후면에도 두 줄로 완성된 램프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슬림한 LED 테일램프는 선명한 시인성을 자랑하는 한편 전면과 동일한 디자인 언어로 차량 전후 디자인 통일성을 높였다. 배기구에는 크레스트 그릴을 형상화한 오각형 머플러 팁이 사용됐다.

실내로 들어가면 고급스러운 감성의 투톤 가죽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를 반긴다. 통상적인 3스포크 스티어링휠에 비해 단조로운 디자인이지만 고급스러운 소재와 컬러 조합으로 독창적인 매력을 뽐낸다. 또 혼커버 양쪽으로 멀티 펑션 스위치를 배치해 주행관련 기능 조작 및 멀티미디어 접근성을 높였다.

운전대외에 승객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시트 역시 고급스러운 마감이 돋보인다. 도톰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의 프라임 나파 가죽과 퀼팅 처리된 스티치가 GV80의 고급감을 눈과 몸으로 모두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외에 시트 가죽 컬러와 통일된 시트 프레임, 안전벨트 색상까지 고급차 감성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는 인상이다.

시승차는 6인승 타입으로 2열 독립시트를 채택했다. 승객을 감싸는 시트 디자인과 폭이 넓은 등받이 구성으로 안락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2열 역시 1열 시트와 마찬가지로 통풍 및 열선 기능을 제공하며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 틸팅 기능들을 모두 전동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

3열에 마련된 시트는 성인이 앉아 장거리를 이동하기에 다소 무리가 따른다. 2열에서 당겨 앉아 3열의 다리공간을 제공 하더라도 머리 공간이 여의치 않다. 기본 4인 구성에 유사 시 활용할 수 있는 정도로 여기는 게 좋다. 3열 역시 전동으로 작동가능하다. 트렁크 용량은 3열 시트 폴딩 시 727L, 2열 폴딩 시 2144L로 활용가능하다.

천장은 파노라마 선루프가 마련됐다. 통유리는 아니지만 충분한 개방감을 선사하며 고급스러운 실내공간을 연출하는데 일조한다.

GV80의 파워트레인은 3.5리터 V6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를 발휘한다. 과급기에 트윈터보를 사용하는만큼 파워풀한 힘을 발휘하는데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정숙성이 돋보인다. 8단 자동변속기와 AWD가 맞물리며 점잖은 발진감각을 보여준다.

차를 몰아보면 전장 4945mm, 전폭 1975mm의 커다란 차체임에도 금세 차 크기에 적응할 수 있으며 크기에 비해 부담없는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2.2톤을 상회하는 공차중량으로 묵직한 하체감각이 돋보이지만 그렇다고 몸놀림이 둔하진 않다. 고급차에 걸맞은 점잖은 세팅으로 여겨진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스톱 앤 고 기능 활용시 엔진 재점화에 따른 진동이 눈에 띄었다. 최근 기본사양이 되고 있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강력한 전압으로 스타터 모터를 구동하고 공조계를 지원해 정차시에도 쾌적한 에어컨 이용이 가능한 반면 현행 GV80에서는 해당 시스템의 부재로 진동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부분변경 모델에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행모드에 따라 변하는 하체 감각도 인상적이다. 기본 세팅인 컴포트 모드 시 방지턱 이후 리바운드를 허용해 차체 전반에 약간의 바운싱 현상이 보인다. 이에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하체가 조여지며 바운싱을 제어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때의 승차감이 좋아서 커스텀 모드를 통해 서스펜션만 조이고 시승을 이어나갔다. 단, 범프 진입시에는 컴포트 모드가 충격흡수에 유리했다.

시승차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가 포함돼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차로 중앙을 달릴 수 있었다. 이외에도 차량 전방향에 위치한 카메라로 서라운드 뷰 모니터를 활용할 수 있어 좁은 길과 주차 및 출차 상황에서도 한 번 더 안심하고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다.

센터모니터는 14.5인치 사양으로 넓은 가로비가 인상적이다. 터치스크린과 통합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단 무선 지원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센터 콘솔에 위치한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는 조그 다이얼 방식으로 네방향(+) 이동과 다이얼 사용, 손글씨 입력이 가능하다. 다이얼 조작은 매끄러운 동시에 확실한 피드백이 느껴지는 반면, 네 방향 이동은 조작감이 약해 고급감이 떨어지는 요소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센터모니터까지 손을 뻗지 않고 다양한 기능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생각보다 기대 이상의 사용성을 보였다.

제네시스 GV80은 부분변경을 앞둔 현 시점에도 설득력 강한 상품성을 보이는 프리미엄 SUV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행감각과 공간 및 편의 품목을 갖추고 고급스러운 패키징으로 무장했다. 가격접근성이 좋은 가솔린 2.5 사양부터 풀옵션에 해당하는 시승차량까지 경쟁모델들 대비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부분변경 및 쿠페 모델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 GV80의 판매가격은 모델별 트림에 따라 6478만~7645만원, 시승차의 가격은 94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