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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킨 사인’으로 시작된 포뮬러 E..창설 배경 살펴보니...

토드와 아각, 커피숍 화장지 사용해 포뮬러 E 계약 체결

Formula E
2022-08-10 15:45:30
DS 오토모빌 포뮬러E
DS 오토모빌 포뮬러E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도심 한복판에서 전기차로 극한의 레이싱을 펼치는 챔피언십 대회인 포뮬러 E(Fomula E)는 ‘냅킨 사인(Napkin Sign)’으로 창설되는 운명이었다. 커피숍 화장지에 글을 써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후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이 지난 2011년 3월3일 저녁. 당시 장 토드(Jean Todt) FIA(국제자동차연맹) 회장과 알레한드로 아각(Alejandro Agag) 스페인 사업가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난다.

이들 토드와 아각은 포뮬러1(F1) 등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에 발전적 의견을 서로 교환한다. 아각은 스쳐지나는 말로 (F1처럼) 전세계를 순회하면서 전기차 경주대회가 열리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당시만 해도 대표적인 전기차 브랜드로 꼽혔던 테슬라(Tesla)는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에 비해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 조그만 회사에 불과했다. 아각은 그러나 전기차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결국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걸 염두에 뒀다. 사업가로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누구보다도 빨랐던 것.

아각은 여기에 서킷에서 경주하는 단순한 레이싱이 아니라, 전기차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차라는 점을 감안, 전세계의 상징적인 도시를 순회하면서 도심 한복판에서 전기차 레이싱을 즐기는 건 어떻겠냐고 토드를 설득한다.

토드와 아각은 볼펜을 꺼내 커피숍 탁자에 놓여 있는 화장지(냅킨)에 포뮬러 E를 개최하기로 계약서를 쓴 뒤, 즉석에서 서로 사인하게 된다. 이를 두고 ‘냅킨 사인’이라는 말이 나왔다. 포뮬러 E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알레한드로 아각은 이후 포뮬러 E 회장직을 맡게된다. 그의 머릿속에서 단지 상상으로만 여겨졌던 다양한 전기차 레이싱에 대한 프로그램들은 하나씩하나씩 현실에서 구체화 된다.

포뮬러E
포뮬러E

도심의 거리를 질주하며 과연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가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게 바로 전기차라고 그는 생각했던 것이다. 더 나은, 더 깨끗한 미래를 위한 경주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담겨진 것도 이 때문이다.

토드와 아각의 냅킨 사인 이후 3년이 지난 2014년에 이르러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도심속 전기차 레이스 포뮬러 E가 펼쳐진다. 역사는 그렇게 단순하게 시작됐다. 한 사업가의 직관에 의한 상상이 그대로 현실로 바뀌었다는 건 시사하는 바 적잖다는 말도 나온다.

8년이라는 역사를 지니게 된 포뮬러 E는 오늘에 이르러 사우리아라비아 디리야를 시작으로 멕시코시티, 로마, 모나코, 베를린, 자카르타, 마라케시, 뉴욕, 런던에 이어 서울 등 총 10개 도시에서 총 16번의 라운드로 열린다. 세계 자동차 경주에서 내로라 불리는 12개 팀과 24명의 드라이버가 도심 한복판에서 전기차로 시속 320km로 속도 경쟁을 펼친다는 건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요소다.

포뮬러 E는 메르세데스-EQ, 포르쉐, 재규어, DS, 엔비전, 인도 마힌드라, 중국 니오 등의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맥라렌과 마세라티, 한국타이어 등도 합류한다. 모터스포츠 부문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의 합류 계획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