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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환 칼럼] ‘아이오닉 5’ 부산 요금소 화재 원인은 배터리(?)..신중한 접근 요구된다!

인명 피해 발생돼 정밀 조사 결과 발표까지 시간 걸릴 듯

Hyundai
2022-06-07 14:47:53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창원방향 서부산요금소에서 발생한 현대차 아이오닉 5 충돌 후 화재 사고 원인을 배터리로 보는 시각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5일 종합편성 매체 JTBC는 보도에서 “(아이오닉 5 화재 사고)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인데, 충돌 직후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분석이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요?

화재 사고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 부산소방본부 화재조사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사고가 난 지점 가까이 설치된 CCTV가 고장이 난 상황이라서 정확한 원인 파악하기 어렵다”며 “화재 사고 초기 당시 요금소 직원이 소화기를 가져와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이후 소방관들이 직접 출동해 차량 화재를 진압했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여러 종류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되면 각 지역별 경찰, 소방본부 또는 소방서, 차량 제조사 또는 배터리 제조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 등이 함께 원인 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이오닉 5 남해고속도로 사고는 인명피해가 발생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 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경찰의 요청 등이 들어올 때 직접 현장에 파견돼 조사에 참석하지만, 이번 사고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경찰 쪽에서도 특별한 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아이오닉 5의 화재 사고 원인을 배터리로 연관 짓는 분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사고 이전 차량 흐름, 사고 직후 발화 지점 등 다양한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직까지 경찰쪽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과수의 정밀 감식이 이뤄질 때 충돌 당시 배터리 상태 등 정밀 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때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현대차그룹 을지로 센터원 Epit 전기차 충전소에 충전중인 아이오닉 5
현대차그룹 을지로 센터원 E-pit 전기차 충전소에 충전중인 아이오닉 5

■ 1년 간 자동차 화재 사고 건수는 4045건..자동차 화재 위험은 내연기관차에도 존재

우리는 그동안 내연기관차(가솔린, 디젤 등) 화재 사고 소식보다 전기차 화재 사고 소식을 많이 접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사고 비율이 높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해 6월 6일부터 올해 6월 6일까지 1년 간 국내서 발생된 자동차 관련 화재 사고건수는 총 4045건입니다.

이중 기계적 요인(과열, 노후차량, 연료누설, 정비불량 등)으로 일어난 사고는 13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과전류 등 전기적인 요인으로 일어난 사고는 874건에 이릅니다. 방화의심(37건)이나 자연적인 요인(5건) 등도 있지만 기계적인 요인과 전기적인 요인 등과 비교했을 때 비중은 아주 적습니다.

이 수치로 봤을 때 전기차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량에도 얼마든지 화재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독일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가 공개한 ‘2021년 미국 내 판매 차량 10만대 당 연료별 화재 발생 현황’을 보면 하이브리드가 3474대로 가장 많았고, 가솔린과 디젤 합산이 1529대, 전기차는 25대로 가장 적습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조심스럽다”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전기차 화재 사고 원인을 우선적으로 배터리로 보는 보도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이 관계자가 이렇게 언급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지난 4월 서울 구로구에서 발생된 테슬라 모델3 화재 사고와 연관됐기 때문입니다. 화재 사고 초기에는 배터리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밀 조사 결과 차량 내 탑재된 배터리는 화재 사고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해당 차량은 출고 후 쿨링시트와 블랙박스 등 외부 부품 장착 흔적이 있어,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 해 해당 사고는 ‘원인 미상’으로 종결이 됐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전기차 안전도 조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지 못합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수의 소비자들이 화재 걱정 없는 전기차를 탈 수 있는 방법 모색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