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롯데렌탈이 23일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에 이어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최초 사례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롯데렌탈을 비롯,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으로 평가 받는 롯데오토옥션을 보유했다. 여기에 차량관리 부문 자회사 롯데오토케어를 통한 자체적인 a/s 역량도 갖춘 만큼 회사가 중고차 사업의 수직계열화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렌터카, 테슬라 모델S 90D 운영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보유한 렌터카 대수는 24만대 이상, 카셰어링 브랜드 그린카도 1만대를 앞두고 있다. 각 지점에서 운영하던 차, 장기렌터카 반납 차량 등을 상품화해 중고차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주 사업구조가 될 전망이다.
그간 롯데렌탈은 이런 반납물량을 중고차 사업자에 판매하거나 중고차 수출 시장에 투입하는 등 B2B(기업간 거래)에 머물러 있었지만, 중고차 매매사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지 않게 되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가능케 됐다.
롯데렌탈, 롯데오토옥션 전경
롯데렌탈은 2025년까지 중고차 판매대수 25만대, 시장 점유율 10% 등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오토옥션이 지난해 처리한 중고차 출품대수는 5만1000대, 3년 안에 거래규모를 5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다.
렌터카 교체주기 등을 고려했을 때 롯데렌탈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자체적인 물량 수급 외에 외부에서 중고차를 매집할 것이라고 업계에선 분석한다. 소비자들이 신차를 구매하듯 이용하는 장기렌터카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중고차는 매입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할 정도로 판매보다 매물 확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통용된다.
롯데렌터카 제주 오토하우스 전경
롯데렌탈이 제시한 목표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전체 예상치와 비견할 만한 숫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했을 때 2026년 합계 시장점유율을 7.5%~12.9%로 예상했다.
국산차 수입차 할 것 없이 다양한 브랜드의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롯데렌탈의 강점이다. 완성차 브랜드가 운영하게 될 인증 중고차는 자사 차량만 매입. 판매하는 구조인 반면, 롯데렌탈은 브랜드 제약이 없어서다. 렌터카 운영 특성 상 운행 중 관리부터 반납까지 일괄 관리, 상급 매물 확보에 용이한 점도 비교우위 요소다.
그린카, 인천공항 그린존
증권가에서도 롯데렌탈의 중고차 사업 진출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날 키움증권은 롯데렌탈 목표주가를 5만5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렌탈은 자사의 렌터카 반납 물량을 상사 등 도매업자에게만 판매할 수 있었으나 소매가 허용되며 이러한 제한이 없어졌다"며 "중고차 판매 전문 업체로 거듭날 전망"이라고 전했다.